DNA 복제 : 진핵생물과 원핵생물 / DNA와 유전정보

2022. 10. 4. 22:31생물학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에서의 DNA 복제]

 복제는 꼬여 있는 DNA 사다리의 양쪽이 어떤 지점에서 나뉘고 풀려서 기포처럼 생긴 모양을 형성함으로써 시작된다. 두 가닥의 DNA로부터 두 개의 외가닥이 나타나는 기포의 양쪽 끝이 복제분기점이다. 새로 합성되는 DNA 사슬은 웟슨-크릭의 염기쌍 형성 법칙에 따라 풀린 외가닥의 양쪽에서 효소에 의해 형성된다. 복제가 진행되고 DNA가 계속 풀려 복제분기점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됨에 따라 기포는 점점 더 커진다.

 진행생물에서 많은 수의 염색체 각각은 DNA 합성 전에는 매우 길고 직선인 하나의 DNA 분자를 가지고 있다. DNA 복제가 개시되면 각 DNA 분자에 수백개의 기포가 형성된다. 기포가 커짐에 따라 서로 다른 기포의 복제분기점이 서로 만나게 되고, 그들 기포는 서로 합쳐진다. 결국 복제분기점이 DNA 분자의 각 말단으로부터 빠져나가고, 2개의 기다란 직선 DNA 분자가 형성된다.

 대부분의 원핵생물은 오직 2개의 복제분기점만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진핵생물과 다르다. 진핵생물에서는 복제복합체가 원핵생물에서보다 더 느리게 작동하기 때문에 다수의 복제 기점이 필수적이다. 박테리아의 복제가 1분당 백만 염기쌍을 첨가할 수 있는 반면에 진핵생물에서는 분당 500~5,000 염기쌍만이 첨가될 수 있다. 그 속도로 진핵생물 세포가 복제를 완성하려 한다면 약 한 달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양쪽으로 자라는 다수의 복제기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진핵생물은 몇 시간 안에 복제를 끝낼 수 있다. 초파리의 경우에 새로 수정된 알은 약 5만개의 복제점을 형성하며, 약 3분 내에 4쌍의 염색체를 복제할 수 있다.

 원핵생물에서 대부분의 DNA는 진핵생물 DNA 분자에 비해 짧고 원형으로 된 하나의 분자이다. 물론 원에는 끝도 없고 시작도 없으나 대장균에서의 복제는 항상 하나의 특정한 지점에서 시작한다. 원핵생물에는 오직 두 개의 복제 분기점이 있고 이들은 원형의 분자 내에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며 원의 절반쯤 돌다가 종결점에서 서로 만난다.


<DNA와 유전정보>

 DNA는 자신을 정확히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특정한 염기서열에 의해 정보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DNA의 특성은 그 구조에서 오는 것이다. 유전물질로서 DNA가 등장하자 DNA 내에 보존된 정보는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사실 단백질이 유전정보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1908년부터 계속 이어졌다. 그 해 멘델의 영향을 받은 의사 개롯은 '선척전 대사장애증' 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그의 연구 대상은 그 당시에는 생소한 실험 생물인 사람이다. 개롯은 생명의 복잡한 생화학적 과정에서 이상이 생긴 물질대사 결함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많은 대사물질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오줌에서 그런 결함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산물을 찾았다. 특히 그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알캅톤뇨증으로서, 이것은 산화되면 검게 변하여 잘 나타나는 알캅톤이라는 대사 물질이 오줌에서 쉽게 발견되는 질병이다. 알캅톤뇨증을 앓는 아기는 기저귀가 검게 변하기 때문에 눈에 잘 띈다. 이 병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검은 색소가 연골이나 다른 조직에 침전되기 시작하며, 귀나 심지어 눈의 흰자도 검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결과는 관절의 연골에 이물질이 축적됨으로써 초래되는 관절염이다.

 개롯은 이 병이 한 가족의 여러 형제·자매에게서 발견되는 경향이 있음을 관찰하였다. 그는 가족사를 연구함으로써 알캅톤뇨증이나 또 다른 선천적 대사 이상들이 유전적이라는 것을 추론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생화학적 반응에 필요한 특정 효소가 결핍됨으로써 초래된다고 생각했다. 어떤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가 없으면 그 효소가 촉매하는 단계 이후의 반응이 진행될 수 없으므로 그 물질은 그대로 축적이 된다.

 다른 형태의 선천적 대사 이상에는 머리털, 피부, 홍채, 망막의 색소가 결핍되는 알비노증과 머리털이나 피부의 색소 형성에 영향을 주거나 동시에 신경계에 독성 물질을 축적하여 정신적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페닐케톤뇨증 등이 있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알비노증이나 페닐케톤뇨증과 알캅톤뇨증은 모두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과 티로신의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가 결핍된 결과이다. 

 개롯은 유전이 효소 활동에 영향을 주고, 유전과 정상적이거나 비정상적 효소 사이에는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생화학은 아직도 초기 단계에 있는 학문이었고, 그 시대의 유전학자들은 유전자가 어떻게 외부 형태에 영향을 주는가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DNA가 유전물질임이 밝혀진 후에도 DNA 분자에 저장된 정보가 어떻게 단백질로 발현되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결국 논점은 유전자의 구조와 기능으로 확대되었다. 유전자의 발현에 대한 기본 개념은 DNA 구조의 발견 후 웟슨과 크릭에 의하여 곧 마련되었고, 이는 분자생물학이 중심원리로 알려지게 되었다.

 중심원리의 맨 첫 단계는 DNA가 그 자신의 복제를 지시하는 것이다. 그 나머지는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가 어떻게 발현되는가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