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학과 계통학 : 종의 명명법, 분류학적 체계, 다섯 개의 계

2022. 10. 4. 23:18생물학

 사람들은 모든 사물을 분류하기 좋아한다. 그러나 생물을 분류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기준으로 분류의 칸을 만들 것인지, 그리고 거기에 무엇을 넣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물체가 매우 다양하다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 일부를 이미 언급한 바 있다. 한 동물이 다른 동물과 얼마나 달라야 서로 분류되는 각각의 칸으로 나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각각의 비둘기 칸에는 더 작은 칸이 있고, 그 작은 칸 안에는 또다시 더 작은 칸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가장 큰 칸에 넣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잎과 뿌리가 있는 것은 '식물'이라는 큰 분류 칸에 안심하고 넣을 수 있고, 귀를 갖고 있으며 이빨로 물 수 있는 생물은 당연히 '동물'이다. 그러나 모든 식물이 잎을 가진 것은 아니고 모든 동물이 귀를 가진 것이 아니므로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그러나 종을 결정하는 형질의 집합에 의해 종을 분류할 수 있다.


[종의 명명법]

 각 종에는 학명이 붙어 있다. 학명은 이명 체계를 따라서, 속과 종의 두 용어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사람은 Homo sapiens라 불린다. 속명은 Homo이고, 종명은 sapiens이다. 각 종의 학명은 그 한 종만 쓰며, 이탤릭체로 쓴다. 속명은 종종 약자로 쓰는데, 특히 앞에서 전체 이름을 다 언급한 경우에 그러하다. 따라서 사람은 H. sapiens라고 쓴다.

 분류의 이명 체계는 린네에 의해 개발되었다. 린네는 사물을 두 개의 라틴명으로 명명하였는데 라틴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죽은 언어이기 때문에 선택되었다. 많이 변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틴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많은 언어의 어원이므로 라틴화 된 이름은 많은 언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

 린네는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생물을 분류하고 명명했다. 그러고 오늘날에는 이 명명 규칙이 국제 규약에 의해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사실상 다윈이 이 규약을 맨 처음 받아들인 사람이었다. 지금은 동물학, 식물학, 미생물학, 바이러스학에 국제 명명규약이 있다. 


[분류학적 체계 - 계(kingdom)에서 종(species)까지]


 생물체를 동정, 명명, 분류하는 과학을 분류학이라 하고 이들의 진화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계통학이라 한다. 또한 계통학은 종이 어떤 속에 속하는지, 그리고 속이 어떤 과에 속하는지 등등을 결정한다. 범주는 계급을 형성하는데 그 계급은 낮은 것부터 차례로 종, 속, 과, 목, 강, 문, 계이다.

 계는 가장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범주이다. 현재 대부분의 분류학자는 생물을 다섯 개의 계로 분류해야 한다고 믿는다. 정치 조직에 비유한다면 계는 국가와 같은 것이다. 계는 분류학자들에 의해 문으로 나뉜다. 각 문은 강으로 나뉘고, 위와 같은 식으로 계속 분류된다. 

 실제로 이들 각 범주는 어느 정도 서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생물의 집단에 적용되는 명칭임을 기억해야 한다. 아종에서 계까지의 각 분류 집단을 분류군이라 한다. 물론 명명은 필요하지만 이름이란 사실 인간의 목적에 맞게 인간이 고안해 낸 것일 뿐 다른 중요성은 없으며 그들을 구별할 수 있는 실체도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이름이 유용하게 쓰이려면 그것이 전적으로 작위적이어서만은 안 되며 어느 정도 실체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분류학은 계통학을 반영하게 되며 즉, 이름은 생물 간의 연관성을 반영하게 된다. 따라서 같은 강에 포함되는 두 종은 다른 강에 속하는 두 종보다 더 연관성이 높다.


[다섯 개의 계]


 계에 대한 정의는 계속 변하고 있지만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다섯 가지 계의 개념이다. 각 계는 본질적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

 1. 모네라계 : 원핵생물 혹은 박테리아. 생물학자들은 현재 박테리아를 시원세균과 진정세균의 두 계로 나누고 있다.

 2. 원생생물계 : 원생동물과 조류를 포괄하는 대부분의 단세포 진핵생물. 다세포형도 있으나 조직 분화가 덜된 것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3. 균계 : 대부분이 다세포성, 기생생활형, 부식성 생물(사상균, 노균, 버섯, 독버섯, 지의류)

 4. 식물계 : 다세포성 광합성 생물로서 진화적으로 단순한 이끼에서부터 고등한 현화식물에 이른다.

 5. 동물계 : 다세포성 동물로서 해면동물과 후생동물을 포함한다.


 이 분류 체계의 한 가지 문제는 바이러스를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이러스는 여느 계와도 다르기 때문에 바이러스 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왜냐하면 계는 진화적인 유연관계를 내포해야 하는데 바이러스의 진화적인 기원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생생물계에서도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계는 하나의 공동 조상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계통 단위이다. 그러나 원생동물과 조류는 서로 다른 조상에서 진화한 다계통 단위이다. 그렇지만 진화의 기원에 대해서 좀 더 밝혀질 때까지 임시로 같은 계에 묶어 두었다.